작년 한 해 레트로의 대명사인 Y2K 패션이 유행했다면, 올해는 200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와 문화를 담은 미디어콘텐츠들이 인기몰이 중입니다. 지난 1월 대표적인 Y2K 히트곡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룬 라이즈(RIIZE)의 ‘Love119’는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일본어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며, ‘SNL 코리아 시즌 5>에서 호스트 임시완이 싸이월드 감성을 재해석한 영상은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로 퍼지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요. 레트로가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 전 국민 노래방 애창곡 ‘응급실’을 샘플링해 만든 ‘Love119’
“괜한 자존심 때문에 끝내자고 말을 해버린 거야🎤”
익숙한 도입부 구절에 추억을 소환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노래는 SM의 막내 라이즈의 데뷔곡인 ‘Love119’인데요. 잘 아시다시피 지난 2005년 밴드 이지(izi)가 발매한 ‘응급실’을 샘플링해 만든 곡입니다. ‘응급실’은 KBS 드라마 <쾌걸춘향>의 OST로 당시 전 국민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등극하기도 했는데요. SM에서는 리메이크가 아닌 샘플링 방식을 적용하여 라이즈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샘플링과 리메이크는 무엇이 다를까요? 우리가 흔히 아는 리메이크는 원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재해석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샘플링은 원곡의 특징적인 부분만 살리는 것인데요.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괜한 자존심 때문에 끝내자고 말을 해버린 거야”라는 소절을 도입 부분에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단순히 과거 인기곡을 샘플링한 것이 아닌 라이즈만의 컨셉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인데요. 원곡의 가사와 감성은 유지하면서,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살린 것이지요. 여기서 이모셔널 팝이란 멤버들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라이즈가 구축한 독자적인 장르를 말합니다.
사실, 최근 가요계에서 X세대가 열광했던 히트곡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아티스트 그루비룸의 ‘Yes or No’는 2008년 발표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ove’를 샘플링한 것이며, 세븐틴 도겸은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재해석했는데요. 이처럼 익숙한 듯 새로운 곡을 선보이며 과거 세대에게는 추억 소환을, 요즘 세대에게는 신선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 싸이월드 미니홈피 감성 재현한 <SNL코리아 시즌 5>
지난 3월 2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 5에서는 배우 임시완이 1회 호스트로 출연했는데요. ‘소녀시대’라는 코너에서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패션, 말투 등을 선보였습니다.
교실에서 임시완이 김아영에게 고백하며 SG워너비의 ‘Timeless’를 소몰이 창법으로 부르는 모습을 비롯해 친구들이 사귄 지 22일이 된 날인 투투를 기념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었는데요. 당시 고등학생들의 말투와 패션 등을 고증한 영상은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임시완의 가상의 싸이월드에는 안경 감성 짤, 눈물 짤과 함께 작성한 오글거리는 멘트를 엿볼 수 있는데요. 😆임시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며 “카메라 앞… 훗 나 이제 꽤 익숙 걸????”이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돌고 돌아 레트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연주 미디어심리학자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경제 위기로 불안한 마음을 느끼면,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마음을 위로받게 된다고 하는데요. 기성세대들이 과거에 유행했던 음악, 패션, 문화를 통해 추억을 소환하고, 요즘 세대들은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레트로 열풍은 계속될 전망인데요. 추억과 감성을 담은 과거 인기 콘텐츠들이 재해석과 재탄생으로 어떤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지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