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기억 속에 피팅룸은 어떤 공간인가요? 흔히들 몸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좁은 공간에 거울과 옷걸이가 있는 모습을 상상하실 테지만, 요즘의 피팅룸은 이와는 아주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옷을 사기 전 몸에 잘 맞는지 입어보던 공간에서 독특한 컨셉으로 꾸며져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좋은 포토존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죠.
이미 20·30세대 사이에서는 피팅룸이 핫한 포토스폿으로 떠오르고 있고요.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피팅룸 태그를 검색하면 4만개가 넘는 사진이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아더에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며 노래방 컨셉의 피팅룸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실제 노래방 기계를 구비해 놓은 것은 기본이고, 방음 시설까지 완비해 옷을 피팅해보다가 노래를 부르는 손님들을 종종 볼 수 있다고 해요.
서울 홍대 근처에 문을 연 나이키 스타일 매장은 아예 피팅룸을 사진 촬영 스튜디오처럼 꾸몄습니다. 스티커 사진 기계에서 사진을 꾸미듯 조명을 조절해가며 자신만의 룩북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어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이 되었죠.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매장에는 무려 15개의 피팅룸이 있습니다. 특히 피팅룸마다 LG스탠바이미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어 스마트폰과 연동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미러링해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조명도 원하는 컬러 톤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단순한 피팅룸 인증샷이 아닌 색다른 룩북을 찍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촬영도 피팅룸 안에서 가능합니다.
피팅룸에서의 인증샷은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상당합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픈된 장소인 쇼핑 매장과 달리, 피팅룸은 고객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고객이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콘텐츠를 게시하는 행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 부분까지 마케팅 영역으로 간주해 이달부터 관련 수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옷을 입어보던 공간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고 추억을 남기는 공간으로 변신한 피팅룸. 이제는 패션 브랜드들의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앞으로는 또 어떤 이색적인 컨셉의 피팅룸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