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다’. 트위터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인수된 후 보내고 있는 나날들이 바로 그러합니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처음 내놓은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가 출시 하루 만에 중단됐다는 보도를 전했어요. 트위터 블루는 한화로 약 1만 500원 정도를 내면 누구나 계정 이름 앞에 ‘파란색 체크’를 달아주는 서비스인데요. 본래 파란색 체크는 유명인 등이 본인 검증을 받았다는 보증의 의미인데, 유료화 서비스로 인해 누구나 돈만 내면 공식 계정인 척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서비스 출시 전 사칭 계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일론 머스크는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로 경고를 무시한 채 트위터 블루 출시를 감행했다고 해요.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되어 돌아왔어요. 서비스 출시 직후부터 각종 사칭 계정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을 사칭하는 계정이 파란색 체크를 달고 등장해 혼란을 빚는가 하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 사칭 계정은 “우리는 별 생각이 없다”는 트윗을 올리며 일론 머스크를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생겼어요.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사칭 계정이 올린 ‘인슐린 무료’ 트윗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후 다음날 사실이 아님을 해명하면서 주가가 4.45% 폭락하는 피해를 봤고요.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은 사칭 계정이 올린 ‘인권 침해에 관한 추가 조사가 있기 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미국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는 트윗으로 주가가 5.4%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트위터의 미흡한 대처로 혼란이 길어졌다는 사실인데요. 11월 초 일론 머스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하는 7,500여 명을 대거 해고한 상태였기에 사칭 계정을 차단하는 속도가 새로운 사칭 계정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해요. 결국 트위터 블루 출시 다음날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일단락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트위터에 닥친 시련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제멋대로식 경영으로 트위터의 앞날이 불확실해지면서 광고주들의 이탈이 빨라지고 있는 상태라고 해요. 제약 회사 화이자,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 식품업체 제너럴밀스는 진작 트위터 광고 중단을 발표했고요, 맥도날드, 애플 등 대형 브랜드의 광고를 대행하는 기업 옴니콤은 고객사에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트위터 광고를 중단할 것을 추천했다고 하네요.
월스트리트저널은 트위터의 경영이 정상화되어도 이탈한 광고주들이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어요. 이미 많은 광고주들이 틱톡, 바이트댄스 등 다른 SNS로 계약을 돌린 탓이죠. 광고 수입이 전체 수입의 89%를 차지하는 트위터에 광고주 이탈은 큰 재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까지도 11월 10일에 있었던 임직원들과의 회의에서 트위터의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아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트위터의 앞날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출처: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