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멸망하기 90초 전이라면,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실 건가요? 사실 90초는 어떠한 ‘일’을 하기에 굉장히 촉박한 시간이죠. 미국 핵과학자회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나갈 무렵부터 경고의 의미로, 매년 79년째 ‘지구종말시각’을 발표해 왔습니다.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며 핵실험을 벌이던 1953년에는 2분 전, 핵무기 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에는 17분 전, 2020년엔 이란과 북한의 핵프로그램으로 100초 전까지 도달했는데요. 현재는 10초 앞당겨져 90초 전에 멈춰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남극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등 지구 종말 신호는 자주 나타나지만, 그만큼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일까요? 최근 코스트코에서 ‘150인용 비상식량 키트’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통기한이 무려 25년인데요. 무게는 6.5kg, 가격은 79.99달러, 아침 식사 30끼, 주요리 ∙ 사이드 메뉴 80끼, 음료 40개를 포함하고 있어요. 물만 부으면 식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코스트코는 이 제품을 “단순한 식품을 넘어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상품”이라 소개했습니다. 36개를 묶어 대용량으로도 판매 중인데요. 사람들은 이 상품에 ‘최후의 날 밀키트’, ‘지구 종말용 식사 키트’ 란 별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구매하기에는 당장 큰 쓸모가 없지만, 구매를 안 하기에는 찝찝한 이 ‘지구 종말 키트’의 출시가 현 지구 상황을 대변해 주는 듯하죠.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구매할 의사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