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를 상징했던 충무로에 영화관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았던 대한극장이 2024년 9월 30일에 문을 닫는다고 해요. 1958년부터 현재까지 66년 동안 한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슬픔을 선사했는데요. 이제는 기억 속에 남게 되어, 마지막으로 그리움을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해소’와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 개선’을 폐업 이유로 꼽았는데요. 개관 당시 좌석 수 1,924석에 달하는 대형 극장 시대를 이끌고, 2001년 11개의 상영관을 갖추어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후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오늘날까지 이어 온 15년의 지난한 세월이 마치 영화 같은데요.
그 자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 ‘슬립노모어(Sleep no more)가 유치됩니다. 2003년 런던에서 처음 제작된 후, 뉴욕에서는 2011년, 상하이에서는 2016년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에서 단 두 곳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요. 뉴욕 공연이 올해 6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상황에서 한국에서 그 공연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를 모티프한 작품으로, 관객은 마스크를 쓰고 100개가 넘는 방, 건물 전체를 돌아다니며, 무언극을 펼치는 배우를 찾아다녀요. 실제 극 상영시간은 1시간이지만, 3번 반복되어 3시간이라고 해요. 그만큼 공연에 참여하는 방식이 관객마다 각양각색입니다. 오래 지켜온 문화가 사라지고,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순간은 이뿐만 아니라 무수하죠. 여러분들은 새로운 문화를 환영하시나요, 사라진 문화를 그리워하시나요?
출처: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