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게임 ‘마인크래프트’, 한 번쯤은 다 해보셨죠! 오는 26일 이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개봉합니다. 워낙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게임을 영화로 만든 터라 제작 초기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이미 개봉한 북미는 물론,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큰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영화 때문에 극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독특한 관람 문화 때문입니다. 극 중 ‘치킨 조키’가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면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고 팝콘을 던지는 행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행동을 촬영한 후, 자신의 SNS에 업로드 하는 트렌드가 생겼다는 점인데요. 그야말로 최고의 바이럴 마케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손 안 쓰고 코 푼 격으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어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물론 예전 같으면 저작권 때문에 강력한 제지를 했겠지만, 영화 및 극장 산업이 쪼그라 든 상황에서 이 밈 확산은 두 손 두 발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황이긴 합니다.


그럼 관객들은 ‘치킨 조키’가 등장하면 왜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닭 위에 올라탄 꼬마 좀비 몹, 즉 치킨 조키는 게임 내에서는 아주 낮은 확률로 등장하기로 유명합니다. 거기에 생김새와 달리, 아주 무섭고도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기 때문에 팬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입니다. 극 중 잭 블랙의 소개로 이 캐릭터가 ‘두둥’하고 등장하니 팬들에게는 잊지 못한 선물이자 최고의 경험으로 남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 밈은 조만간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상영관에서 이런 행위가 이어지자 각 나라 극장에서는 경고문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는데요. 그럴만도 한 게 모든 상영이 끝나고 난장판이 된 상영관은 물론, 자치 이 행동이 과열되어 기물 파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일부 극장에서는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까지 이어졌다고 하니 인제 그만 하겠죠 ㅎㅎ
근데, 극장에서 이런 난리 브루스가 벌어진 건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과거 컬트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록키 호러 픽쳐쇼>가 개봉했을 때 관객들은 극 중 인물들의 모습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춤을 추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마치 극장은 관객들의 페스티벌 장이 되었죠.
이번 치킨 조키 밈은 알파 세대가 영화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니언즈2> 개봉 당시 빌런 코스프레를 하고 단체로 극장을 찾는 숏폼 영상이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틱톡에 ‘젠틀맨(Gentleman)’과 ‘미니언즈(Minions)’의 합성어인 ‘#gentleminions’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알파세대 또는 MZ세대가 즐긴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힘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한 예로 <프레디의 피자가게>를 들 수 있는데요. 단순히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흥미로움은 물론, 게임이 낳은 인터넷 밈을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과 함께 이를 즐기는 경험이 극장을 자주 방문하지 않는 이 세대 관객들의 지갑을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영화는 게임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쌍방향이 아닌 일방향이고, 능동적인 게 아닌 수동적입니다. 능동성이 중요한 게임을 주로 소비했던 이들의 특성 때문에 수동적인 영화, 극장 시스템은 잘 맞지 않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 사례는 어쩌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극장 산업을 타계할 방법으로도 보입니다. 더 이상 레거시한 방법으로 극장을 운영할 수 없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극장 산업은 어떻게 변모할지 더더욱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