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숏폼을 보다가 순식간에 2~3시간이 훌쩍 지나버려 깜짝 놀라는 경험, 여러분도 있으신가요? 언제부턴가 짧고 자극적인 숏폼을 통한 ‘도파민 중독’이 우리 일상에 무섭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키워드 ‘도파밍’
도파민과 관련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언급된 키워드로는 ‘도파밍’이 있습니다. 도파밍은 기쁨, 쾌락, 만족감에 영향을 주는 중추신경계의 전달물질 ‘도파민’과 게임에서 아이템을 모은다는 ‘파밍’(Farming)의 합성어인데요. 도파민이 분비될 만큼 즐거운 경험을 찾아 나서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손쉬운 예로는 앞서 언급했듯 숏폼 콘텐츠를 무한 재생하면서 빠르고 간편하게 자극적인 쾌감을 충족하는 경우가 있죠.
그렇지만 미디어를 통한 도파민 중독은 알코올 중독과 유사하다는데요.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도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지만 점차 더 크고 강한 자극을 찾고, 자극이 사라지면 초조함에 사로잡히게 되죠. 결국 직장, 일상생활 등에서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불안과 우울 등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게 됩니다.
🌿도파민도 절제가 필요해! ‘도파민 피킹‘
다행히 최근에는 미디어를 통해 남발되는 도파민을 지양하려는 MZ 세대의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도파민 피킹(Picking)’입니다. 도파민 피킹이란 필요에 따라 도파밍과 반(反)도파밍을 선택하는 행태입니다. 숏폼이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시청하며 도파민 유발 행동을 하다가도 본인 의지에 따라 ‘도파민 디톡스’를 하며 자극을 멈추는 식으로, 도파밍의 순간을 직접 ‘픽’하는 것인데요. 포인트는 도파민 콘텐츠를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으로, 전문가들은 도파밍 문화에도 MZ 특유의 주체성이 반영되었다고 말하죠.
이러한 ‘도파민 피커’가 되기 위해서는 휴대폰 대신 어떤 대안을 실천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도파민 피킹’, 어떻게 실천할 수 있지?
1) 독서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독서입니다. 휴대폰이나 노트북 대신 책에 몰입하면서 잠시 도파민과 멀어지는 것이죠.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는 독서를 멋있게 생각한다는 의미의 단어 ‘텍스트힙’이 유행하고, 머무는 동안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북카페가 생기는 등 책을 통한 도파민 디톡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를 증명하듯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적인 독서율은 감소했지만 20대의 독서율만큼은 74.5%로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2) 템플 스테이
템플 스테이 역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은 조계사, 봉은사는 물론 수도권 내 여러 사찰에 방문하여 잠시 도파민에서 벗어나는 것이죠.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 스테이에 참여한 2030세대의 비중이 2019년 32.1%에서 지난해 40.1%까지 올랐다고 말하는데요. 이는 그간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던 4050세대를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3) 휴대폰 금욕상자
혼자만의 의지로 절제하기 힘들다면 약간의 강제성을 더해 디지털 디톡스를 돕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일정 시간 동안 휴대폰을 가둬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금욕상자’입니다.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코드 쿤스트가 금욕상자를 체험하는 에피소드가 방송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죠. 관련 제품의 사용자들은 ‘처음 상자에 휴대폰을 넣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확실히 사용 시간을 줄여준다’라는 후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일상을 재미있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쉽게 자극을 추구하다 보니, 도파민에 중독되어 도리어 심리적 불안과 공허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도파민에 휘둘리지 않고 적절히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요즘, 여러분의 디지털 라이프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만약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도파민에 중독된 상태라면 더 충만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조치를 취해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