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시를 자주 읽으시나요? 최근, 시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발표한 시집 판매 동향에 따르면, 한국 시 분야의 판매량은 지난해 46.4%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33.7%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10·20세대의 시집 구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2020년 전체 시집 구매자 중 11.7%에 불과했던 10·20대의 비율은 2025년 19.2%로 껑충 뛰었습니다.
출판계에서는 이같은 시집 열풍을 텍스트 힙에 숏폼 트렌드를 더한 문화적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짧고 간결한 콘텐츠가 선호되는 디지털 시대의 특성 덕분에, 시는 더 이상 고리타분하거나 난해한 문학 장르가 아니라 감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언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죠.
📝인스타그램에서 포엠 붐은 이미 왔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는 짧은 시구를 공유하거나, 시집 속 문장을 사진과 함께 포스팅하는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시 전문 SNS 매거진도 속속 등장하고 있죠. 이들은 단순히 시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기성 출판사와 협업하거나 자체 백일장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의 대중화를 실현합니다.
그중 포엠매거진은 “외계인 침공 시 시(詩) 안 읽는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는 재치 있는 슬로건으로 젊은 독자들에게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해당 슬로건을 활용한 티셔츠, 스티커 등 굿즈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왠지 울적한 날 이 시집을 읽어보세요’, ‘시인의 말 읽으면 시집 다 읽은 거임’처럼 공감 가는 콘텐츠로 MZ세대의 감성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도 MZ 감성시대

예스24는 SNS를 통해 시가 공유되면서 젊은 시인들의 작품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합니다. 기존에는 시 분야의 베스트셀러로는 기성 시인의 작품이 주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2025년 조사에서는 MZ세대 시인의 시집이 10권 중 3권을 차지했다는 것이죠.
고선경 작가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샤워젤과 소다수’는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했고, 차정은 작가의 ‘토마토 컵라면’은 9위에 올랐습니다. 해당 도서들의 1020세대 구매 비율은 각각 45.9%, 51.9%, 60.9%로, 젊은 독자층이 대다수였죠. 이 외에도 10대 청소년 작가 백은별(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래’), 유선혜(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수연(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이제야( ‘진심의 바깥’) 등도 1분기 시집 베스트셀러 30위권에 진입하며 젊은 시인들의 활약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힙한 감성을 파는 오프라인 시집 전문 서점들

오프라인 시집 서점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시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있습니다. 오로지 시집만을 다루는 국내 최초의 시 전문 서점으로, 시인이자 운영자인 유희경 시인이 직접 꾸려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시를 함께 읽고, 쓰고,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또 다른 시 전문 서점으로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에 위치한 ‘시요’가 있습니다. 이곳은 시인 김고요가 책방지기로 운영하며, 직접 큐레이션한 시집들로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카페·소품숍·공방이 어우러진 동네 감성 덕분에 MZ세대에게 ‘힙한 감성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합니다.
짧지만 밀도 있는 표현으로 감정을 포착하는 시! 요즘 젊은 세대의 감성 코드와 맞닿으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시는 더 이상 낯설고 어려운 문학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감성적인 언어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몇 줄의 언어가 깊은 울림을 주는 시대, 우리는 지금 시의 새로운 전성기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