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들어?🎧 하츠투하츠 or 키키!

2025년 상반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 신인 그룹의 격돌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Hearts2Hearts(이하 ‘하츠투하츠’)와 KiiiKiii(이하 ‘키키’)가 그 주인공이죠. 전 세계 K-POP 리스너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인데요. 음악 산업 측면에서 봤을 때 이들은 5세대 걸그룹의 중심축으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올해 각 시상식에서 신인상 및 주요 상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이 두 그룹을 소개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주 타깃층의 소구 포인트를 공략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글로벌하게 핑크 블러드로 물들일~ ‘하츠투하츠’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에스파’ 이후로, 4년 3개월 만에 내놓은 걸그룹입니다. 일단 멤버 구성에 특이점을 볼 수 있는데요. 4세대 걸그룹의 기준이었던 5인이 아닌 8인으로 다인원 구성입니다. SM에서 8인 이상 다인원 그룹을 내놓은 건 18년 만에 일. 이들의 롤모델은 소녀시대입니다.

그렇다고 하츠투하츠가 소녀시대의 길만을 걸어가는 건 아닙니다. SM이 구축했던 걸그룹의 모든 길을 관통합니다. 음악만 들어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첫 싱글 앨범 <더 체이스(The Chase)>의 타이틀 곡 ‘더 체이스’는 몽환적인 사운드 소스와 보컬 멜로디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흥미로운 건 곡을 듣다 보면, 소녀시대, 에프엑스, 레드벨벳, 에스파가 구현했던 음악과 퍼포먼스가 들리고 보인다는 점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이는 SM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켄지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SM이 가진 30년의 역사와 정체성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곡에 깔았다고 할 수 있죠. 이런 이유에서 핑크 블러드들의 가슴을 바운스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확실히 SM 마니아층을 공략하기 위한 포인트를 잘 잡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츠투하츠가 SM의 유산을 물려받고 리스너들에게 달려가는 건 아닙니다. “내 모험의 첫 걸음이야. 내 맘대로 가고 싶어”의 가사처럼 카르멘, 지우, 유하, 스텔라, 주은, 에이나, 이안, 예온으로 구성된 8명의 소녀는 자신들의 꿈과 시작을 부르짖고 있죠.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친숙함과 대중성입니다. 스쿨버스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의 주 배경지는 외진 국도와 도심 속. 이곳에서 출발한 멤버들의 모험은 보는 이들에게 기대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지리스닝 곡의 분위기에 밝고 긍정적인 사운드와 보컬은 이들의 시작을 응원하게 되고, 이내 그들이 내민 손을 잡게 됩니다. 그때 리스너들은 깨닫게 되죠. 겉으론 부정했지만, 자신도 핑크 블러드였다고요.

ⓒ스튜디오 춤

하츠투하츠는 국내 핑크 블러드(마니아층)에게만 소구할 생각은 없습니다. SM은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출신인 카르멘, 한국과 캐나다 복수국적을 가진 스텔라를 멤버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카르멘이 눈에 띄죠. K-POP은 물론, K-CULTURE의 부흥지 중 한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국내 엔터 산업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SM의 이번 공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메가커피

여기에 메가 커피, 무신사 등 유명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대중 친화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존 4세대 그룹 경우, 앨범 위주 프로모션이나 각 멤버의 스토리를 쌓는 작업을 견고히 했던 반면, 이번 하츠투하츠의 경우에는 음악을 먼저 공개하고, 마케팅을 통해 그룹 정체성을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좀 더 대중에게 어필하려는 SM의 마케팅 의도로 볼 수 있는데요. 거대 자본력을 기반으로 5세대 걸그룹의 선봉장으로서 하츠투하츠를 내보이려는 SM의 마케팅 결과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합니다.

보통의 소녀미에 아련함 추가, 마니아 공략! ‘키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16일 초통령 아이브의 동생 5인조 걸그룹 ‘키키’의 등장은 놀라웠습니다. 티저 없이 곧바로 타이틀 곡 ‘아이 두 미(I DO ME)’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기 때문이죠. 뉴질랜드 대자연 속 자유롭고 밝은 소녀들의 모습과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펼쳐내겠다는 가사는 단숨에 이슈가 되었습니다.

키키 또한 아이브의 유산을 받았습니다. 듣는 즉시 귀를 휘감는 멜로디(‘일레븐’)와 이 세상 내가 주인공이라는 기세(‘아이엠’)는 ‘아이 두 미’에 녹아져 있습니다. 여기에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묘한 아련함과 누군가의 워너비가 아닌 보통의 소녀미가 더해지며 키키만의 개성이 더해졌죠.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여기서 중요한 건 ‘보통의 소녀들’이라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하츠투하츠도 동일합니다. 이들의 콘셉트는 아이브도 에스파도 아닌 뉴진스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 2023년 ‘어텐션’을 부르는 다섯 소녀들의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습니다. 뉴진스의 성공 레퍼런스가 5세대 걸그룹에 끼친 영향은 큰데요. 그 좋은 예가 바로 키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스타쉽은 SM처럼 대형 엔터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피할 수 없는 대결에 응한 스타쉽은 확실히 음악으로 초반 승부를 봤고, 좋은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여기에 두 번째로 ‘데뷔 송(DEBUT SONG)’ 공개해, 키키만의 자유로운 이미지, 그들의 정체성, 그리고 10대 소녀들만의 공감성을 보여주며 방점을 찍었습니다. 직접 자신들을 향해 “사랑하는 우리 키키 데뷔 축하합니다”라고 외치는 이들은 치기 어리지만 그 자체로 귀엽고 유쾌합니다. 이는 그만큼 그 나이 때 소녀의 모습을 최대한 표출하려는 시도로서 보입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만큼 키키의 주요 타깃층은 동시대 소녀들로 보입니다. 누군가의 워너비가 아닌 친구 같은 소녀들로 키키를 보여주려는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는데요. 키키의 웹사이트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노래는 물론, 콘셉트 포토, 그리고 게임 등 그들만의 디지털 아지트 창구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아지트는 마치 2000년대 초반 다양한 홈페이지에서 구현했던 것을 총망라한 것 같은 느낌인데요. 특히 앨범에 담긴 곡들을 ‘잼(Jams)’으로 표현하며 리스너, 팬들에게 재미를 전하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SNS을 통해 키키의 굿즈, 포토카드, 앨범 등이 선보이면서 팬 등 특정 다수인 마니아층을 공략 중입니다. 하츠투하츠의 대중적인 마케팅 방법과는 정반대의 방법으로 이들은 그들만의 영역을 확장 중인데요. 기존 선배인 아이브의 성공 패턴이 아닌 자신들만의 패턴을 구축해 나가는 이들의 그 자체로서 이들의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그룹은 모두 산뜻한 출발을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라이벌 구도로 맺어진 이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되는데요. 에스파, 아이브 등의 4세대 걸그룹과는 다른 마케팅 요소로 주요 타깃을 공략하려는 각 엔터사들의 전략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과연 이 소녀들은 어떤 길을 헤쳐나갈까요? SM과 스타쉽이 선택한 마케팅 효과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봄이 오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설렙니다.

출처: SM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경향신문,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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