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영화 <그녀>로 잘 알려진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사실 광고 천재였던 거 아시나요? 영화감독으로서도 유명하지만, 다수의 뮤직비디오는 물론, 광고 감독으로도 명성이 자자합니다. 최근 Apple의 ‘AirPods 4’ 광고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 감독의 대표 광고를 소개합니다.
‘Someday’, 애플 에어팟 4(AirPods 4) 광고
에어팟 4만 있으면 세상은 찬란해진다! 스파이크 존즈가 만든 이번 광고는 겨울처럼 차가운 현실과 정반대인 봄처럼 따뜻하고 화사한 세상이 등장합니다. 그 중심에는 페드로 파스칼이 등장하는데, 슬픔에 빠진 그는 에어팟 4를 착용한 후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긴 춤으로 꿈 같은 풍경의 일부가 됩니다. 이런 상반된 세상을 오가는 주인공은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요. 5분 30초가량의 이 광고는 단편영화에서 느낄 법한 감동도 전합니다. 주인공의 여정에 에어팟 4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감독의 연출력은 엄지척! 짧은 시간 동안 화사한 꿈으로의 여정을 떠나보세요. 참고로 왕년에 좀 놀아본 춤 솜씨를 보여주는 페드로 파스칼의 무브먼트와 표정 연기에도 주목해 보세요.
‘Welcome Home’, 애플 홈팟(HomePod)
집에서 춤을 추는데, 벽이 늘어난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형형색색 컬러풀한 벽이요. 스파이크 존즈의 애플 홈팟 광고인 ‘Welcome Home’은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귀가 후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면서 시작됩니다.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춤 삼매경에 빠진 그녀의 모습처럼 집안 벽과 가구는 쭉 늘어나고 뒤틀리며, 묘하고 매력적인 세상이 연출되는데요.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 세상은 홈팟이 기폭제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귀결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영상과 앤더슨 팩의 틸 이츠 오버(‘Til It’s Over)에 맞춰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영국 싱어송라이터 FKA 트위그스의 모습도 매력적. 참고로 이 광고는 2018년 칸 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포 뮤직(Entertainment for Music) 그랑프리 캠페인으로 선정됐다.
‘My Mutant Brain’, 겐조 월드(Kenzo World)
감독이 연출한 광고의 공통점 중 하나는 춤, 퍼포먼스입니다. 그가 연출한 겐조 월드 광고 ‘My Mutant Brain’ 또한 자신만의 춤을 추는 여성이 주인공이죠. 파티장에서 조용히 연설을 듣고 있던 이 여성은 밖으로 갑자기 뛰쳐나가 제멋대로 춤을 춥니다. 그리고 자신을 옥죄었던 그 무언가를 파괴하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강하고 사랑스러운 여성’이란 제품 콘셉트에 맞게 감독은 “정신없는 일상 한 가운데서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멀리, 쉼 없이 움직이고 달리는 우리의 꿈과 열정을 묘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극 중 여주인공은 <서브스턴스>의 마가렛 퀄리.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참고로 이 광고도 2017 칸 라이언즈 국제 광고제에서 ‘티타늄 라이언’ 등 8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The Morning After’, 나이키(Nike)
스파이크 존즈는 나이키와도 함께 일했습니다. 1999년 공개된 이 광고는 당시 Y2K 버그 공포가 있었던 그 시절을 배경으로,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나이키 신발을 신고 아침 러닝을 뛰는 주인공을 보여줍니다. ‘Just Do It’이란 슬로건에 맞게 열심히 뛰는 주인공을 보면 저절로 뛰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스피노자처럼, 감독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아침에 러닝을 뛰겠다”는 말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약 25년 전 광고임에도 정말 쌈뽕하네요.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주요 광고들 즐감하셨나요? 영화를 잘 만들면, 역시 광고도 잘 만드나 봅니다. 영화 대신 광고에서 더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는 감독의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되는데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우리의 구매 욕구를 당기는 그의 노련미에 박수를 보내며, 아이팟 4 광고나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play~
출처: Apple 공식 유튜브, 브랜드 브리프, 데일리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