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겐 누구나 녹색갈증(biophilia)이 있다고 해요. 자연에 대한 애정과 욕구를 느끼는 본능이죠. 회색빛 도심에 지친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 외곽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한달살기를 하는 이유도 비슷할텐데요. 이제 시골은 더 이상 촌스러운 곳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을 주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힙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어요. 시골과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2022년 트렌드 키워드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가 꼽히기도 했는데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란 무엇일까?
매년 트렌드를 분석하고 새로운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하는 김난도 교수의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2>에 러스틱라이프(Rustic Life) 키워드가 등장했어요.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짓고 살거야’라는 말을 하던 예전에는 도시를 등지고 시골로 떠나겠다는 의미가 강했다면, 이제 시골은 도심을 떠나 가는 곳이 아니라 시골 고유의 자연 친화적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곳으로 의미가 변화했어요. 시골 지향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거죠.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는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어요. 1단계는 ‘그냥 떠나기’, 2단계 ‘잠시 머무르기’, 3단계 ‘자리잡기’, 4단계 ‘둥지 틀기’인데요. 시골로 떠나 정취를 즐기는 가벼운 단계부터 시골에 둥지를 틀고 생활 터전을 마련하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를 즐길 수 있죠.
🌳1단계 : 논멍, 밭멍이 대세! 시골 카페 즐기기
시골을 즐기는 가장 흔한 방법은 외곽지역에 있는 카페를 찾는 것인데요. 요즘엔 ‘물멍’, ‘불멍’을 넘어 ‘논멍’, ‘밭멍’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요. 넓게 펼펴진 논뷰와 밭뷰를 보며 커피 한잔할 수 있는 카페가 인기예요. 유명한 관광지나 사람이 많은 명소보다는 자연을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숨은 명소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다양한 트렌드 매체에서도 논밭뷰, 밭뷰를 즐길 수 있는 러스틱한 카페 추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어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로운 풍광의 시골 핫플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겠죠.
🏡2단계: 자연과 직접 살아보는 한달살기
외곽 카페에 방문하는 것처럼 시골을 즐기는 단계를 넘어 직접 살아보는 한달살기나 보름살기도 유행하고 있어요. 제주도부터 남해, 강원도 등 본인이 원하는 자연 속으로 직접 들어가 살아보는 것이죠. 팬데믹 이전에는 해외를 중점적으로 한달살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국내의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으로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한달살기 준비과정, 한달살기 일상, 후기 등 다양한 영상이 공유되고 있는데요. 직접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를 즐기지 못해도 영상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거나 힐링 받는다는 사람들의 댓글도 확인할 수 있어요.
🏠⛺️3단계: 평일에는 도시, 주말에는 시골에 머무르는 듀얼라이프
평일에는 직장이 있는 도시에 머무르며 일상을 보내다 주말이면 여러 가지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주말 농촌 체험이나, 농촌 숙박 등 시골에 머무르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요. 한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터전을 도심과 시골로 균형 있게 유지하는 듀얼라이프를 실천하는 것이죠.
듀얼라이프를 즐기다 실제로 농촌으로 귀촌하는 사람들도 증가했어요.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2만 8000명이 늘어난 4만 4000명이 농촌으로 이동했다고 하는데요.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 이후 단체관광 등이 어려워지면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베이비부머들이 저밀도의 농촌으로 향하고 있는데요. 특히 농막 등을 설치하고 텃밭을 가꾸며 은퇴 후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어요”
전원생활에 로망이 있는 시니어 세대들은 물론 젊은 층에서도 이런 듀얼라이프가 확대되고 있어요. 젊은 층에서는 주로 시골 할머니 집 같은 숙소를 찾는 ‘촌(村)캉스(시골+바캉스)’를 즐기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어요. 도심에서 입던 예쁜 옷은 잠시 벗어두고 편안한 옷과 일바지를 입고 직접 가마솥으로 지은 밥을 먹으며 자유롭게 시골을 즐기는 거죠.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에서도 시골집 숙소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고택의 예약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요.
👦에어비앤비 음성원 미디어정책총괄: “여행지에서 쉬기도 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앞으로 이런 형태의 휴식과 노동이 가능한 시골 같은 붐비지 않는 곳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형태의 여행이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4단계: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의 정점, 시골살이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시골에 정착하기! 팬데믹 이후로 재택근무나 원격근무가 확대되면서 꼭 도심에서 거주하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이 확대됐어요. 여기에 복잡한 도심을 떠나 고즈넉한 시골에 둥지를 틀고 싶다는 마음이 더해져 시골에 거주지를 정하는 경우가 증가했는데요. 시골에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을 해 거주하거나 별장으로 만들기도 하고 시골살이를 VOLG로 촬영해 공유하기도 하죠. 이제 시골살이는 고생스럽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소박한 느낌의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요.
✏️트렌드사파리 관람내용 요약
1. 2022년 트렌드 키워드로 꼽힌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2. 시골은 더 이상 촌스러운 곳이 아닌 일부러 찾아가는 힙한 공간으로 변했어요.
3. 시골 카페부터 시골살이까지 다양한 형태로 러스틱 라이프가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