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광고 보러 극장 간다!

손석구 주연의 단편영화 <밤낚시>를 기억하나요? 독특한 콘셉트에 손석구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이 작품은 실은 브랜드 필름입니다. 한 마디로 광고죠. 최근에 이 같은 브랜드 필름이 극장에서 지속적으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SNS에 공개됐던 과거와 다르게 극장용 영화처럼 생산되고 있죠. 이처럼 브랜드 필름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관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는데요. 광고 보러 극장가는 시대 속 브랜드 필름의 장점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브랜드 필름, 예전에도 봤잖아!

©코오롱스포츠

알게 모르게 국내에서 브랜드 필름은 지속적으로 만들어왔습니다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13년에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S 4’를 소재로 한 단편 옴니버스영화 <나와 S4 이야기>, 코오롱스포츠는 창사 40주년을 맞아 <사랑의 가위 바위 보>를 만들었죠. 이처럼 잘 알려진 감독과 배우를 캐스팅해 기업의 주요 이슈와 브랜드 철학을 녹여 영화 포맷의 작품을 만드는 건 다반사였습니다.

이처럼 기업과 영화의 협업에 의한 작품을 보통 국내에선 ‘브랜드 필름(Branded Film)’으로 부릅니다. 해외는 일찍이 마케팅 수단으로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활용해왔고, ‘브랜드 콘텐츠(Branded Content)’라고 말하기도 하죠.

영화를 활용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2001~2002년에 공개된 BMW의 ‘더 하이어’ 시리즈를 꼽을 수 있는데요. 각 10분여의 러닝타임에 총 8편의 단편 영화로 만들어진 이 시리즈는 매 에피소드에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들이 총출동한 블록버스터 브랜드 필름이었습니다.

| ‘밤낚시’가 길어 올린 브랜드 필름 붐 업!

©이노션

최근 브랜드 필름이 화제를 모으는 건 ‘밤낚시’ 덕분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필름인 이 작품은 약 12분의 러닝타임의 단편 영화로 극장 개봉을 했고, 약 46,000명이 관람했습니다. 관람료가 1,000원이긴 했지만, 광고 영화를 보기 위해 이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았던 건 이례적입니다.

문병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기묘한 밤에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그립니다. 자동차의 전후좌우안쪽 카메라 시점만으로 장면이 연출되는 독특한 카메라 앵글은 공포와 긴장감을 부여하는데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아이오닉 5와 독특한 콘셉트의 조화가 관객들의 지지를 얻었고, 영화는 숏폼처럼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의미의 ‘스낵 무비’라의 대명사로 불리게 됩니다.

©현대자동차

이 작품이 관객들의 지지를 얻은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재미있는 영화라는 점입니다. 스릴러 장르에 입각한 스토리와 장면 구성, 배우들의 연기 등이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았는데요. 그 매력의 힘은 2025년 칸국제광고제까지 이어져 엔터테인먼트 부문 그랑프리 최초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브랜드 필름의 장점

<밤낚시>의 성공 사례는 타 기업사들의 도전 정신을 고취시켰습니다. 잘 만들면 더 나은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죠. 더불어 마케팅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측면에서 좋은 레퍼런스로 삼았습니다.

기업사는 물론, 극장에서도 이 작품들을 반겼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극장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새로운 영화가 부재한 상황에서 짧지만 새로운 작품을 걸 수 있다는 점은 극장측에서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터.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필름은 극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정량적 수치 보다 정성적 수치가 더 높기는 하지만, 작품 라인업 측면에서의 다변화, 기업 마케팅 영역 확장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브랜드 필름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커 보입니다.

🎥 올해 극장에서 만난 브랜드 필름 3편 소개 🎥

<3일>(대명스테이션)

©대명스테이션

<3일>은 어머니의 삼일장을 치르는 한 남자와 장례지도사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3월에 개봉한 27분짜리 단편으로 유승호, 김동욱이 주연을 맡았는데요. 이 작품은 장례상조 기업 대명스테이션의 브랜드 필름입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감동을 전합니다.

<식사이론>(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

<식사이론>은 평범한 직장인이 비밀의 치킨 조리법을 손에 넣으며 일상이 바뀌는 판타지 코미디입니다. 지난 8월에 개봉한 이 작품은 42분짜리 단편으로 롯데웰푸드의 브랜드명인 ‘식사이론’을 내세운 작품입니다. 귀여운 상상력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킬링 타임 무비로 제격입니다.

<빌리브>(HL그룹)

©HL그룹

<빌리브>는 ‘믿음’이라는 키워드를 풀어낸 3부작 옴니버스 영화로 37분 분량의 단편입니다. 현재 상영 중인 이 작품은 HL그룹의 브랜드 철학인 믿음을 소재로 했는데요. ‘볼 수 없는 것을 믿을 수 있는가’, ‘믿음, 꿈꾸는 것에 이르다’, ‘믿음은 낯선 모습으로 다가온다’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종석, 라희찬, 박범수 감독과 강기영, 고창석, 서현, 이정하가 출연합니다.


극장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활로가 생긴 브랜드 필름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회에 극장에서 브랜드 필름을 보는 건 어떨까요? 단순히 광고가 아닌 작품으로서 기업 철학을 멋스럽게 녹여내고 전파하는지 초점을 맞춘다면 보는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KBS뉴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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