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공일오비(장호일, 정석원), 이현도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1990년대 대중가요를 선도한 이들이라는 점, 그리고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뮤지션이라는 점입니다. X세대를 대표한 이 뮤지션들이 세월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는 게 놀라운데요. K-POP에 편중된 현재 음악 시장에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음악 정체성을 알리고, 뮤지션으로서 영역을 넓혀가는 이들의 시도는 대단함을 느낍니다. 오늘은 이 세 뮤지션의 AI 도전 결과물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 015B(공일오비) – 아주 오래된 연인들
지난 20일, 015B는 반가운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1992년 발매된 015B 3집 [The Third Wave] 타이틀곡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었죠. 장호일, 정석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 프로듀서 그룹인 이들은 앨범마다 객원보컬을 영입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윤종신도 015B의 객원보컬 출신이죠. 3집은 가수 김태우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리메이크곡의 특징은 AI 목소리입니다. 작곡가 정석원이 노래를 부른 뒤 AI 기술을 통해 김태우 목소리로 변환했습니다. 물론 김태우의 허락과 협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AI다운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정석원의 말에 따르면, 완벽하게 재현하지 않는 게 그 시절, 음악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해 그냥 놔뒀다고 합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들어보고, 원곡과 비교해서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2025 [월간 윤종신] 등용문 8월호 – 이렇게 하자 (with 소섬 SOSEOM)
윤종신은 매달 새로운 곡을 발표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뮤지션이죠. 이번 [월간 윤종신] 등용문 8월호에는 ‘이렇게 하자’라는 곡을 발표했습니다. 이지 리스닝 스타일의 시티팝으로 싱어송라이터 소섬과 함께 한 이 곡에는 이별을 겪으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과 다짐을 담겨 있습니다.
이 곡의 특징 중 하나는 뮤직비디오가 AI로 구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연출은 윤종신과 오랫동안 협업을 이루고 있는 구달스 필름의 이왕석 감독이 맡았습니다. 프롬프트 디자인도 담당하면서 곡 느낌에 맡는 영상을 구현했는데요. AI로 구현된 고퀄리티리 영상에는 우리나라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배경에 청춘을 대변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도 드네요.
| 이현도 (D.O) – 곁에만 있어줘 (Stay With Me) (Feat. Ailee)
듀스의 이현도가 작사·작곡한 ‘곁에만 있어줘’ 또한 여름에 걸맞은 시티팝 계열의 음악입니다. 시원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인 에일리가 이 곡을 불러 이 곡의 청량하면서도 아련함을 잘 살립니다.
이 곡도 뮤직비디오를 AI 기술로 구현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이렇게 하자’ 보다 더 직관적으로 일본의 시티팝 광풍이 불었던 1980년대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구현합니다. 과거 일본 시티팝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봤던 이미지들을 차용해, 가사에 맞게 배열한 느낌이 강한데요. 마치 기억 속엔 없지만 낭만이 깃든 그 시절로 데려가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참고로 이현도는 듀스로 함께 활동했던 고(故) 김성재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추출해 듀스 4집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술의 발달은 예나 지금이나 음악에 새로움을 담은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성기가 지난 이 형님들이 AI 기술을 통해 곡이나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세 곡 모두 여름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쩌면 세 뮤지션들은 1990년도나 지금이나 여름인 것 같습니다. AI라는 기술이 계절의 느낌을 더 짙게 만드네요.
출처: 연합뉴스, 015B 공식 유튜브, 월간 윤종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