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합니다. 저도 미사 폐인(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본 사람이라면 무조건 눈물 쏟는 이 드라마는 당시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작품이 방영된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최근 <지구오락실> 시즌 3에서 언급되면서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작품. 새로운 미사페인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락실 멤버들이 길어 올린 드라마의 힘!
최근 미사 폐인이 늘어난 건 <지구오락실> 시즌3의 멤버들 덕분입니다. 그 중심에는 미사 폐인으로 잘 알려진 이은지가 있습니다. 지난 3화에서 이은지는 멤버들에게 이 작품을 자신의 인생 드라마라고 소개하며 이들과 함께 정주행을 했는데요.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이 드라마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이영지는 눈물까지 흘렸죠.
이어 미사 폐인 지락실 멤버 대표 이은지와 제작진 대표 박준영 PD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드라마 퀴즈 대결도 선보였는데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이들의 승부를 통한 재미는 물론, 쇼츠로만 접했던 과거 드라마를 흡입력 있는 콘텐츠로 만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OTT를 통해 이 작품을 다시 보거나 ‘몰아보기’ 콘텐츠를 소비하며, 뒤늦게 미사 폐인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쇼츠 시대에 재발굴 된 롱텀 드라마의 생명력
쇼츠가 범람하고 있는 시대에서 총 16부작이나 되는 드라마가 사랑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단 몇 초 때문에 이탈하거나 스크롤을 움직이는 Z세대나 알파 세대의 경우,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그럼에도 현 세대들이 하나둘씩 미사 폐인을 선언하고 있다는 건 새로운 경험, 그리고 쇼츠의 반작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짧은 걸 좋아하는 세대 특성을 고려해 드라마도 변해왔는데요. 미니시리즈 경우, 과거 16부작에서 지금은 10~12부작으로 그 회차를 줄였습니다. OTT 콘텐츠의 영향도 큰 몫을 했죠. 하지만 짧아지는 게 주류가 된 시점에서 반대로 긴 드라마들의 특성이 도드라졌습니다. 특히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시대를 앞서나간 스타일링 패션을 담은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좋은 예입니다.

이런 시류를 잘 읽은 웨이브는 뉴클래식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난 2024년 11월, [감독판]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공개했습니다. 16부작에서 6부작으로 재편집을 한 이 버전은, 구독자들의 몰아보기를 이끌었는데요. 시청자 중 30대가 40%, 이어 40대, 10대 순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고무적인 건 뉴 미사페인이 된 10대입니다. 아마 이들에게 이 작품은 숨겨진 명작이자 새로운 명작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사페인 재등극 이슈는 역시 좋은 콘텐츠는 언제나 사랑받는다는 걸 알 수 있는 좋은 예로서 보입니다. 이 기회로 콘텐츠는 시간보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IP의 힘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네요. 폐인까지 아니더라도 이 드라마는 물론, 과거 명작 드라마가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 정주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