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이 다시 한 번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까요?
최근 임윤찬이 지난해 발매한 《쇼팽: 에튀드》 음반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시상식인 제20회 BBC 뮤직 매거진 어워즈에서 올해의 음반, 기악상, 신인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특히 신인상 수상자가 ‘올해의 음반’ 수상으로 이어진 건 시상식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이미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이름을 알렸던 임윤찬. 그의 등장은 단순한 ‘스타 탄생’을 넘어 클래식 공연계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단순한 천재 피아니스트의 등장 이상으로, K클래식 전체가 다시 ‘주목받는 장르’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만들었죠.
그렇다면, K클래식은 정말 더 성장할 수 있을까요?
K클래식에 힘을 보태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 중인 클래식 레이블 ‘SM 클래식스(SM Classics)’가 있습니다. 이 레이블은 2020년부터 K팝 대표곡을 클래식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빨간 맛’, ‘다시 만난 세계’, ‘블랙맘바’ 같은 곡들이 83인조 오케스트라의 손을 거치며 전혀 다른 매력으로 재탄생했죠.
SM 클래식스는 익숙한 멜로디가 클래식이라는 낯선 장르로 재창조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콘텐츠 소비의 주체가 MZ세대로 이동한 지금, 클래식도 그들의 문법과 취향을 읽고 반응하는 과정에 있는 셈입니다.
유튜브 콘텐츠 역시 클래식 대중화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클래식 좀 들어라’ 채널이 있습니다. 클래식은 무겁고 격식 있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걍 살면 되지 않을까’, ‘황후였던 저에게 명령하지마요 클래식’ 같은 제목으로 웃음을 유발하면서 진입 장벽을 낮추죠.
전통적으로 클래식은 ‘알아야 들을 수 있는’ 장르였지만, 덕분에 이제는 ‘몰라도 괜찮은’, ‘그냥 들어도 좋은’ 콘텐츠로 재포장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시도가 클래식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벽을 걷어내고 새로운 팬층을 유입시키는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K클래식은 어느새 이렇게 우리의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왔습니다. 이제 클래식은 더 이상 멀고 어려운 음악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조금은 익숙해진 멜로디와 새로운 시도로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고 있는 K클래식. 앞으로는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녹아들지 궁금해집니다.
출처 : 한겨레